[겨울나무] 2화 — 답글사흘 만에 들어왔다.들어오자마자 화면 위에 뜬 걸 봤다. 내 글에 답글 하나.심장이 뛰었다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. 마흔이 넘어서 그런 걸로 심장이 뛰면 좀 그렇지 않나. 그런데 뛰었다.답글은 짧았다. 저도 그런 사람 있어요.그게 다였다. 대화명은 처음 보는 거였다.* * *나는 한참을 그 다섯 글자 앞에 앉아 있었다.겨울나무일 리가 없다. 그건 안다. 스물몇 해가 지났고, 그 애가 이 화면을 다시 볼 이유도 없고, 본다 해도 내 글인 줄 알 방법이 없다. 나는 그때 쓰던 대화명을 여기서 쓰지 않았다.그런데도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. 뭘 확인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.답글을 달았다. 지웠다. 다시 달았다. 지웠다.결국 이렇게 썼다. 그 사람은 아직 있어요?* * *보내고 나서 후회했다.그건 그 사람한테 할 질문이 아니었다. 그건 내가 나한테 하고 싶었던 질문이었다.스물몇 해 동안 나는 겨울나무가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했다. 어디선가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나처럼 나이를 먹고 있다고. 그렇게 생각하면 사라진 게 아니니까. 그냥 멀리 있는 거니까.한 번도 다른 가능성을 끝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.* * *답은 다음 날 왔다. 모르겠어요. 저도 안 찾아봤어요. 찾으면 없을까봐서요.나는 그 문장을 몇 번 읽었다.찾으면 없을까봐서. 그 마음을 나는 정확히 알았다.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, 그 한 줄만으로 나는 그 사람을 조금 알아버린 것 같았다.그때 그 화면에서도 늘 이런 식이었다.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, 갑자기.* * *그 사람이 물었다. 그분은 뭐라고 하려던 거였을까요.나는 모른다고 썼다. 그리고 한 줄 더 썼다. 그게 궁금해서 스물몇 해를 살았어요.쓰고 나서 좀 웃었다. 궁금해서 산 건 아니고, 살다 보니 궁금한 게 남아 있었던 건데.어쨌든 틀린 말은 아니었다.(다음 화에 계속)